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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혼할 수 있을까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03-23 조회수 284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일들이 많아 이른 아침 출근하였는데 쉬임없이 전화가 온다.

업무 시작 시간 한참 전인데도 무엇이 급할까

받지 않으려다가 하도 다급한 듯하여 받아본다.

"저 죄송한데요, 왠지 출근하셨을 것 같아서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K다.

 

 

그는 대구에 사는 돌싱이다. 올해 초에 이혼하여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공무원이다.

 

 

지금껏 그를 두 번 만났다.

처음에는 누나와 함께 우리 회사를 방문하였다.

그의 첫 인상은 불안해 보였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벽을 보면서 공허하게 말했다.

"아내가 집을 나간지 일년이 되었는데 이혼을 요구하고 있어요?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가정문제상담소도 아닌데 나보고 이혼을 막아달라니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아온 것 아닌가.

그녀가 그런 결심을 하기까지 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집을 나갔을 때도 막연히 '고생스러우면 돌아오겠지' 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나 가을 전어로 그녀를 불러와야 하나?

 

 

두 번째는 혼자 왔다.

돌싱이라 했고 외롭다고 했고 서둘러 재혼을 하고 싶어했다.

호적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아이 둘이 있는 가정에 배우자만 맞아들이면 모든 게 원상복구될 것이라 믿는지 재혼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다그쳐 물어봤다.

 

"결혼정보회사에 재혼하시는 분들의 평균 미팅 횟수는 9회입니다."

1년에 평균 5회~10회 정도의 만남을 가지는 편이니 빠르면 1년 늦으면 2년 정도는 걸릴 것 같아요

"그렇게나 오래 걸려요?"

원하던 답을 못들은 그는 돌아갔다.

여기저기 그는 대구에 있는 결혼정보업체를 찾아다니라라

시간이 좀 더 흘러야 그는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외로움도 어느정도 극복이 될 것 같았다.

 

 

K는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는 지인의 소개로 비슷한 처지의 돌싱녀를 만나 몇 번의 만남 후 헤어졌다고 한다.

은행원이라는 그 여성의 직업이 좋아 결혼해 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아이들이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나도 아이가 둘이나 있는데 여성의 아이까지 합하면 넷이나 되는데 어떡해요?"

아이가 없는 여성을 만날 수 있겠지요?

저 오늘 가입할려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 미팅할 수 있을까요?

 

 

이런 돌싱의 문의는 결혼정보 회사의 담당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배우자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찾으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누가 전배우자를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그녀를 대신해 엄마가 될 수 있고, 한 집안의 안주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재혼은 본인의 처지와 여성의 입장을 아우르는 가정의 재설계 차원에서 이루어져야만 다시 실패하지 않는다.

 

 

K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제 담당 커플매니저는 그의 성급함을 진정시켜 주어야 한다.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게끔 미팅의 완급을 조절을 해야한다.

그가 지쳐있을 때는 힘낼 수 있도록 화이팅을 주어야 한다.

베테랑 커플매니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